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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월 04일 (11:36)]
된장찌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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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우연 쌀뜨물 잔잔히 차오르는 작은 뚝배기
장독에 홀로 앉은 엄마 여운 동그라미로 여울진다.
호박 반개 두부 반모 청양고추 두개 팽이버섯 한봉지...
우리엄마 36년 손맛을 뒤로하고 호박대신 감자가
청양고추 두개는 그리움일뿐...
의지하는 만큼의 배려와 나누는 만큼의 구속으로
결혼의 기쁨만큼 불편히 배제되어 커가는 슬픔
미움과 정은 한 줄기에서 자란 다른 이파린지,
미움은 미움대로 한켠에 접어두며
남편 좋아하는 감자를 듬뿍 썰어넌다.
한쌍 원앙의 함박웃음은 초심의 맹세를 유리안에 간직하며
차가운 콘크리트 벽을 훈훈히 꽃피우는데
청양고추 호박의 작은 아쉬움보다 감자를 썰어넣는 큰 기쁨이
하루하루 지쳐 퇴색해온 2년여의 시간
늦어진 그만큼보다 더 잘 채우겠다던
저아래로 작아진 예쁜다짐의 키를
정갈히 수저놓고 아우성치는 된장찌개 뚝배기를 낙점하며
다시금 다잡아 감싸 안는다.
결혼 2년여 즈음 결혼에 대한 회의와 슬픔이 봇물처럼 터져오를때 마음을 다잡으며 써본 시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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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월 03일 (11:53)]
어찌어찌하다 엄마 모시고 여행 준비중 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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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말 오랜만에 여행을 떠납니다.
제가 짝을 못찾아 결혼을 아주 늦게 하다보니(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그렇게 늦은건 아니었는데) 엄마 아버지의 구박이 자심
했거든요. 전 구박을 받을때마다 그 입막음으로 엄마 아버지를 해외로 여행을 모시고 다녔답니다.
근데 그 약발이 오래 가지는 안더라고요. 혹시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엄마 아버지의 작전이었나?? ㅋㅋ
여하튼 저 혼자 벌고 있는 형편에 제 기준으로는 많이 모시고 다녔답니다.
제일 처음 북경을 시작으로 태국방콕 중국서안 서유럽 미국서부 등등등...
사실 계획을 짤때는 특히 유럽이나 미국은 경비가 만만치 않아 계산기 정말 많이 두드리고 '가,말어'를 혼자 만번은
생각한것 같아요. 근데 다녀온후로 지금까지도 정말 잘한 일중의 하나랍니다.
아버진 약주를 정말 좋아하셨는데요, 그래서 외국을 나갈때면 다른짐은 안싸셔도 약주만은 꼭 챙기셨죠.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챙겨서 가져갔어야 했는데 그땐 엄마가 싫어하신다는 그생각이 강하니까 약주는 안
챙기게 되더라구요.
한번은 태국의 파타야 해변에서 씨푸드 뷔페를 먹는데 아버지께서 약주를 한잔 하시고 싶다시는 거예요.
저보고 방 카드를 달라십니다. 아버지가 가서 팩 소주를 가져 오시겠다고요.
언제나 처럼 엄마 두눈은 하얗게 변하고 아버지는 그래도 다녀오실 태세 하는수 없이 제가 있는데로 궁시렁거리며
약주를 가져다 드렸는데요, 그 바닷가에서 저희 묵는 호텔이 눈에 보이긴 해도 빠른 속도로 걸어서 왕복 10분이
넘는 거리였거든요.
말한마디 못하시는 아버지가 다녀오실수는 없고 그냥 참으시면 안돼나 하는 맘이 저도 많이 강했었죠.
그러다 저는 결혼을 했답니다. 제가 한해에 1 ~ 2회정도 해외여행을 모시고 가다 결혼을 하며 결혼하면 더 자주
모시고 다녀야지. 시부모님도 함께 모시고 다녀야지 하며 야무진 꿈을 꾸었었죠.
근데 현실이 그렇게 되지 않더라구요. 결혼후 부모님은 고사하고 저 자신도 해외여행을 한번도 다녀올수 없게 인생은
꼬이더군요. 가까운 일본을 한번 모시고 가지 못한게 늘 맘에 걸리고 다음번엔 꼭 엄마 아버지 일본을 모시고 가야지
하는 생각을 늘 머리속에 가지고 있었죠.
근데 그 아버진 어느날 홀연히 우리곁을 떠나셨답니다.
청천병력같은 소식을 듣고 집으로 달려가며 정말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 간다는것이 이런거구나 싶더라고요.
태국 여행때 약주를 안가져다 드렸다면 지금 그게 얼마나 가슴을 치게 후회스러울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있지도 안을 다음번을 전 참 깜찍하게도 혼자 속으로 기약을 하고 있었더라구요.
자식은 효도 하고자 하나 부모님은 기다려 주지 안는다더니, 정말 나이드신 부모님께 다음이란 없는 거였구나....
산처럼 밀려오는 아쉬움과 후회와 처한 현실의 슬픔으로 폭풍 눈물을 쏟으며 달려가던 그런 시간이 있었답니다.
그리고 이제 5년이 훌쩍 넘어 제가 결혼하고 10여년만에 엄마를 모시고 그 일본을 간답니다.
물론 제가 형편이 나아지거나 한건 아니고요,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동생네가 엄마를 모시고 가며 저희보고 함께 가자네요.
모양이야 어찌 되었던 더 늦기전에 아니 엄마 만이라도 그 다음이 있어 정말 감사한 시간이랍니다.
좀전에 엄마와 통화를 하니 ' 니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면 막내아들덕에 일본도 가보시는건데' 하시네요...
사람이 살아가며 평생 제일 많이 하는 말일겁니다. ~하는건데, ~할건데 이런 표현이요.
아버지 떠나시고 엄마께 정말정말 잘해드려야지, 그 생각을 수도없이 하는데 또 현실에선 그렇게 잘 안돼네요.
세상에서 제일 만만한게 엄마여서 엄마에겐 늘 막하면서 사는게 딸들인것 같아요.
저희 일본여행 잘 다녀와서 예쁜사진과 맛있는 이야기도 많이 올려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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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월 02일 (10:08)]
여우가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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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를 기다리며 한시간 전부터 행복한 집이 있었다.
어린왕자에 길들여져 익숙한 집이 저기 산속 어딘가에 있었다.
안성의 어느어느 산골길을 꼬불꼬불 따라 들어가면 어린왕자가 하늘을 나는 하얀색의 동화속 집이 한채 있었다.
여우가 말했다.어린왕자를 유난히 좋아하는 집주인이 지어준 이름이다.
친구가 있었다. 미술공부를 했고 화가가 됀 친구가...
대학 졸업후 친구는 작업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말했다.
안성 어디쯤에 봐둔 땅이 있는데 그땅을 사서 집을 지어야 겠다는 계획을...
내가 살아가며 한번이라도 상상을 해볼까 싶은, 그때의 나로서는 생각부터를 시작하지 못할 깜찍한 생각을, 친구는 이미
꿈틀꿈틀 싹을 많이도 틔워 놓았다.
친구의 꿈을 향한 전진은 녹녹치 안았다. 아니 고됀 시련의 시작이었다.
땅을 보러 찾아간 부동산에서 대출을 위해 찾아간 은행에서 많은 수모를 겪어야 했고, 무엇보다 무일푼으로 그런 꿈을
꾼다는것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주위의 격한 반응이 따갑게 돌아왔다.
아무 경제권 없는 엄마는 말이 없으셨고, 오빠들은 모두 등을 돌렸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만 수없이 원망하며 많은 날을 울며 지샜다고...
간절히 소망하면 이미 그 소망은 현실이라고 했던가. 친구는 어떠한 역경에도 그 무모한 꿈을 접지 안았다.
애누리 하나없이 무일푼이던 친구는 애초에 계획했던 그자리에 상상속의 그집를 고스란히 그려냈다. 여우가 말했다.
그림만 그리며 평생 살아가는게 소원이었던 친구, 하지만 당장의 생활비가 있어야 하니 한적한 곳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그 수입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그렇게 시작됀 친구의 꿈은 현실이 돼었고, 오랜 역경의 행군후에 맞는 꿈의 휴식은 달콤하고 충만했다.
적당한 손님과 적당한 수입 그리고 전념할 수 있는 친구의 전부인 그림 이 세가지는 친구를 늘 어린왕자를 기다리는
여우로 만들었다.
발없는 말이 천리를 달렸는지 입소문을 탄 카페는 날이갈수록 문전성시를 이뤘고,그 성공을 축하해주러 찾아간 나는
번민으로 찌든 친구를 보았다.
장사가 주 목적이었다면 너무도 기뻐할 일이지만 친구는 불어나는 현금만큼 아니 그이상으로 줄어든 그림 그리는
시간을 아쉬워 했다.
여우가 말했다가 가장 동화속 세상같은 두번째 겨울을 끝으로 친구는 그곳을 떠났다.
여우가 말했다로 인해 길들여진 모든것을 뒤로하고 그것을 그려내려 노력한 시간보다 더 짧은 시간을 친구는 그곳에서 쉬었다.
하나의 꿈을 꾸고 그꿈을 현실로 이끌어내고 그리게 행복했고, 보통의 사람들 눈에 그 여정의 절정이라 평가받는 순간에
떠나버린 친구...
친구의 그런 행동을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의 가족도 그때는 나또한 친구를 이해하지 못했다.
여우가 말했다를 친구를 온전히 알고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철저히 혼자서 꿈꾸고 이루고 그리고 떠났던 친구의 외로움과 고통과 슬픔을... 그리고 그가 사랑한 그림을...
자신의 이상에서 빗나간 행운은 이미 행운이 아니었다. 그것은 번민이고 고통이었다.
내가 가지안는길에 아무리 예쁜꽃이 핀들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일까?
등산이 취미인 나에겐 명품의 유리구두보다 싸구려 등산화가 더 귀한 보물이듯 친구에게 그림 그릴시간을 빼앗긴다는것은
그 어떤것과 바꿀수 없는 고통이고 슬픔이고 낭비였다.
요즘같은 세상에서 특히 나처럼 계산적인 사람의 가슴으로는 느낄수없는 친구의 계산 방식은 철저히 꿈을위한 삶이었다.
이제 10년도 더 지나 각자의 삶에 길들여진 우리는 예전처럼 잦은 연락과 만남을 갖지 못한다.
더더욱 자신의 환경에 길들여 지고 그틀에 익숙해져 기다리며 살아가겠지.
친구는 아마 조용한 곳에서 조촐한 식사를 하며 아주 고풍스런 명품의 꿈을 그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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